대구 팔달포차 밤에만 보이는 도깨비 포차 feat.팔달시장
오로지 밤에만 만날 수 있는 밤 도깨비 포차가 대구에 있습니다. 팔달시장 맛집으로 소개해도 손색이 없고, 이미 그렇게 소개가 되고 있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대구 팔달포차가 바로 그곳인데요.
늘 그런 건 아니지만 가끔 야식 생각날 땐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동네 나들이 슥 나가고 싶을 때가 있죠. 그냥 참고만 있나요? 바로 발동 걸어야죠. 제게는 어젯밤이 그러했답니다. 과하게 먹을 필요도 먹을 수도 없도록 딱 그만큼의 메뉴만 팔고, 저렴하게 하지만 알차게 야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대구 야식을 책임질 팔달포차를 밤에만 만날 수 있는 이유는 팔달시장이 문을 닫을 때 즈음부터 자리를 펴고 장사를 시작하기 때문인데요, 낮 시간엔 그저 시장 입구 평범한 도로의 모습을 하고 있어 그 자리에 불야성 도깨비 포차가 문을 연다는 걸 짐작할 수도 없답니다. 오늘은 밤에만 보이는 도깨비 포차인 팔달시장 입구 대구 팔달포차 이야기입니다.
대구 만평네거리에서 백사벌네거리 방향으로 가는 대로변으로 보이는 대구 팔달시장의 입구 모습입니다. 야식 먹기 딱 좋은 야심한 밤 11시 즈음 팔달시장의 모습은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지만 내부 조명은 켜진 상태로 있더라고요. 팔달시장의 존재감을 팍팍 느낄 수 있기도 했지만 시장 조명이 없었다면 조금은 을씨년스러울 뻔했지 싶어요.
이렇게 시장 입구 바로 앞 공간에 마련된 작은 트럭 포차인 팔달포차. 대구 사람 중에 모르는 사람 빼고는 다 알고 즐겨 찾는 핫플이라는 소문도 있더라고요. 저는 아마도 조금 늦게 팔달포차를 알게 된 케이스가 아닌가 싶어요.
문을 닫은 가게 앞에는 작은 테이블 몇 개, 주방 역할을 하는 미니 트럭 그리고 그 옆에는 포장마차만이 가질 수 있는 천막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해두었습니다.
대구 팔달포차는 부부 사장님이 운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고요 늦은 귀가 전 간단히 배를 채우고 가는 혼밥 손님도 있고 야식을 즐기기 위해 걸음 한 커플의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급하게 슬리퍼 차림으로 나간 터라 손에는 휴대전화밖에 없어 모든 사진은 저의 아이폰 11프로맥스로 촬영을 했어요. 2배 줌으로 당겨 현수막으로 만들어진 메뉴판을 담아봤습니다. 한창 요리 중인 여자 사장님의 뒷모습도 보입니다.
대구 포장마차의 대명사 팔달포차의 메뉴는 심플합니다. 라면, 우동, 콩국, 토스트, 김밥. 포장마차에 메뉴 많아서 좋을 것은 없죠. 딱 몇 가지 맛있게 해주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여름이면 콩국을 먹기 위해 팔달포차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고 후기도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팔달포차의 전용 젓가락을 만든 것을 보고는 꽤 놀랐어요. 밤에만 만날 수 있는 도깨비 같은 포차지만 엄연히 시민들에게 인지도가 꽤 높은 팔달시장 맛집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급할 땐 연락처 참고하셔도 좋겠어요.
친구랑 둘이 조인을 해서 팔달포차로 갔는데요, 나갈 땐 분명히 야심한 밤에 과식은 안 된다고 다짐을 하고 갔는데 어딜요, 팔달포차에 도착해서 메뉴를 보는 순간 자동으로 술술 주문이 나오더라고요.
팔달포차 김밥. 다행히 김밥은 한 줄만 주문했다는 게 다행일지.
주문하면 즉시 말지는 않고 바로 나갈 수 있도록 몇 줄은 말아서 준비를 해놓는 것 같더라고요. 예의 흔한 김밥 재료로 말아낸 보통 김밥 맛입니다. 굵기 적당하고 괜찮아요.
기본 찬은 김치와 단무지. 딱 포장마차 메뉴에 어울리는 상차림. 그도 그럴 것이 김치와 단무지가 잘 어울리는 가락국수(우동)를 인당 한 냄비씩 주문을 했거든요. 여기서 냄비는 그릇을 말합니다. 미니 냄비에 가락국수를 담아냅니다.
1인용 양은 냄비에 담긴 가락국수 한 그릇. 국물을 아주 뜨겁게 해주는 게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좋아하는 쑥갓도 -내 욕심보단 적지만- 올려주고 고춧가루는 팍팍. 유부도 꽤 들어가 맛있게 보입니다.
가는 날따라 조금씩은 다른 컨디션을 보여주는 면의 쫄깃함. 이번에는 조금 과하게 익혔는지 좀 끊어지기는 하네요. 개인적으로야 좀 퍼진 면을 더 좋아한다지만 호불호는 분명히 갈릴 것 같아요. 면발의 상태가 그러하다는 것. 따끈하고 시원한 육수나 기본 간은 아주 괜찮습니다. 야식으로 먹기엔 딱 좋은 가락국수.
포장마차에선 김밥이랑 가락국수를 이렇게 먹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여향으로 요즘 일회용 컵을 쓰는 식당도 많아지긴 했지만 난전에 도깨비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포장마차의 특성상 일회용 수저와 컵은 불가피한 것도 같네요. 숟가락에 김밥 하나 얹어 뜨끈한 국물에 담갔다가 먹기. 내 취향은 아니지만 친구 취향은 인정해주는 걸로.
따끈한 가락국수와 김밥 한 줄로는 멈출 수가 없었지요. 오랜만에 방문한 대구 팔달포차에서 토스트 안 먹고 온 다는 것도 어쩐지 잘못하는 일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토스트 주문도 강행. 친구랑 나눠 먹을 거란 게 조금은 위로가 되었어요. 시간은 곧 열두 시~~!!
철판 위에 한참을 토스트 속 굽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사장님. 양파 등 몇 가지 재료를 달걀에 풀어 만든 것 같은데 꽤 두툼합니다. 속을 씹는 맛도 있지요. 빵은 또 어찌나 고소하게 잘 구워 냈는지.
보통은 커팅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 자리에서 먹을 거라 네 등분을 해주시네요. 속이 터져 나오는 모습 보이시죠? 조금은 기름기도 머금고 있으면서 빵은 고소하고 바싹. 두툼한 속은 꽤나 답니다. 백종원 님이 설탕 팍팍 뿌리는 모습이 상상될 정도로 꽤 많이 달달한 맛. 가락국수도 먹고 김밥도 먹은 후 섭취하는 토스트라 그런지 더 달게 느껴졌을까요. 야심한 밤 당이 떨어져 팔달포차를 찾는 사람들에겐 충분한 달달함이 될 수도 있겠어요.
길거리에 밤마다 도깨비처럼 등장했다 날이 새면 사라지는 대구 포장마차 팔달포차는 물도 제대로 챙겨주는 모습입니다. 대충 생수 아니고 보리찻물을 주더라고요. 이용은 셀프.
늦은 시각 야식이 생각나서 팔달포차를 찾는 사람이 많은데 한 가지 알고 가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팔달포차는 야심함 밤에 영업하는 포장마차긴 하지만 술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집에 가기 전에 간단하게 딱 한 잔 더 하고 싶은 분들은 과감히 패스. 담백하게 맛있는 포장마차 야식만 즐기기 좋은 대구 밤 데이트 명소, 팔달시장 맛집 팔달포차로 들러보세요. 손님에게 음식을 다 내고 조용한 짬 시간 책을 펼치는 여자 사장님, 휴대전화로 뉴스를 챙겨보는 사장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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