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덕신시장 내 홍두깨로 칼국수 밀어주는 식당
전통시장은 언제가도 고향 같은 푸근함이 있습니다. 구경할 꺼리도 많지만 시장에 가면 맛있는 시장 음식들 먹부림 절대 놓칠 수 없잖아요? 전통 중에서도 유독 좁은 골목이 많아 옛날 시장 느낌이 물씬 나는 남구 봉덕시장. 새로 시설 확충을 하고 보수하면서 봉덕신시장으로 거듭났지요.
골목을 따라 당도한 시장 안쪽 가게로 가면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청도손칼국수 식당이 바로 그곳인데요. 눈에 보이는 게 흔한 국숫집이라고는 하지만 손칼국수면을 쓰는 식당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면. 바로 칼국수 면을 홍두깨로 밀어 만드는 모습이예요.
봉덕신시장을 처음 방문하거나 잘 모르는 분이라면 시장 내 골목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봉덕시장 127호를 잘 찾으시길 바랍니다.
한눈에 봐도 숙련된 모습의 엄마 손, 바로 그것이 홍두깨에 휘감긴 칼국수 면 보면서 이 손칼국수는 얼마나 맛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시장 골목으로 오픈된 주방 테이블에서 마치 어떤 퍼포먼스를 하듯 홍두깨질을 하는 사장님의 모습은 아주 고우시더라고요.
무심한 듯 시크한 친절 느낌 팍팍.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칼국수 면을 미는 모습을 봤어요. 어쩌면 이미 이름난 봉덕신시장 맛집 청도손칼국수. 저의 시선이 그저 익숙한 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며 몸짓은 1초도 멈추지 않으시네요.
동그란 시장 간판에는 127호 청도손칼국수라고 적혀있는데 좀 더 오래된 냄새가 풍기는 메뉴판에는 청도추어탕손칼국수 식당이라고 되어 있어요.
경북 청도하면 사실 추어탕이 유명하거든요. 추어탕 골목이 있을 정도니까요. 추어탕도 은근히 기대가 되는 건 저만인가요?^^*
이게 진정한 손칼국수다!라고 말하는 듯. 손님이 칼국수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면을 슥슥 썰어 내십니다. 히햐!! 이것 참 볼만한 한 편의 공연 같아요. ^^
밀가루 척척 뿌려가며 홍두깨로 얇게 밀어 접어 놓은 칼국수면. 서로 달라붙지 않고 돌돌돌 말린 반죽을 쓱쓱 자르는 엄마 사장님의 칼질이 경쾌합니다. 정겹네요, 그 맛은 또 얼마나 멋질까 기대되는 마음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저도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국수면 써는 모습 보면서 주문도 해버렸죠. 다 먹어보고 싶은 욕심 그러나 한 그릇만 먹을 수 있는 소박한 나의 위장. 그래서 사장님께 조언을 구했어요.
어떤 국수가 가장 인기 있나요?
잘 나가는 국수 두 종류를 알려주셨는데 그것은 콩칼 즉 콩칼국수와 어탕국수라고 합니다. 어탕은 저도 평소에 꽤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한데 그것은 다음으로 킵. 이번에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칼국수의 비주얼, 극한의 고소함을 자랑하는 콩칼국수를 먹어봐야지 했던 것이죠.
우와!!
세상에 이렇게 많이 담아 주셨어!! 이게 바로 시장 인심인 건가요? 아니면 손수 홍두깨를 밀어 국수를 만들어 내는 엄마의 손맛과 마음일까요? 그게 무엇이든 양이 정말 많습니다.
면을 슬쩍 들어봤을 뿐인데 느껴지는 진득함, 진한 콩 향기가 예사롭지 않아요. 이 국수 먹으면 진심 반해버릴 것 같아 생각도 듭니다.
저는 살짝 퍼진 면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사진 찍으면서 국수의 비주얼과 질감, 향기와 온기를 느끼는 데 소비하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녹색 나물은 선연한 색을 간직한 채 뽀얀 국수면과 썩 잘 어울립니다.
테이블에 준비된 간장을 국수에 한 스푼. 미리 너무 많이 넣지 말아요. 기본 육수에 간이 좀 되어 있으니 한 숟가락 정도는 먹어보고 가장을 가미하는 것으로.
김치는 개인 접시에 먹을만큼 직접 담았습니다. 국산 콩을 삶아 갈아 넣은 덕분에 영양만점은 물론 극한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는 콩칼. 이 맛에 콩칼을 먹는군요. 각 칼국수는 시원하게도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데요, 냉콩칼국수와 일반 시원한칼국수도 여름엔 히트 칠 것 같아요.
아담한 홀 내부. 대구 칼국수 맛집 중에서도 봉덕신시장 국수 맛집으로 소문나서 그런지 대기하면서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또한, 숙성한 반죽으로 칼국수를 만들어 팔고 나면 일찍 장사를 접는 날도 많다고 하니 봉덕시장의 별미 홍두깨칼국수 먹고 싶다면 좀 서둘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물은 셀프고, 식당 한쪽에 매운 고추도 준비해두었습니다. 작은 시장 안 손칼국수 맛집이지만 대체로 깔끔하게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예쁜 사장님의 미모와 식당 관리하시는 면모가 비슷해요.
오늘도 먹고 싶은 대구의 진정한 손칼국수.
홍두깨로 면을 미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고, 바로 썰어 만든 손칼국수를 만나고 싶다면 대구 시장 맛집인 봉덕시장 내 청도손칼국수 식당 꼭 한 번 들러보세요. 갈 때마다 저는 다른 메뉴로 국수 다~ 먹어보렵니다.
봉덕신시장 127호
청도손칼국수
053-474-5681
봉덕시장 공영주차장 이용,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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