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짐 맛있게 잘하는 대구 동변동 맛집
한 간 일교차가 큰 쌀쌀한 날 이어지더니 오늘 급기야 봄비 내립니다. 대구에는 벚꽃 한창이었는데 이번 비로 다 떨어질 것 같아요. 이제 봄꽃 소식 이 나라의 조금 위쪽 지방으로 올려 드려야 할 시기 같아요. 비 와서 꽃잎 떨어진 건 좀 섭섭하고 그런데 맛있는 거 좋아하는 우리는 다른 쪽으로 마음을 돌려 위로해야겠죠?
비 오는 날엔 전집 가야지 하는 생각 대번 든다고요. 동동주에 파전 생각나는 혹은 막걸리에 부추전도 좋지요. 아무튼 이래 저래 명절에만 먹는 전집 찾아갈 일 만들기 좋은 오늘입니다. 동변동 맛집 찌짐쟁이 다녀왔는데요, 동변동 번화가 작은 술집인데 오늘 같은 날 딱 좋은 아지트 같은 느낌이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이 맛있다는 것. 작은 가게라 1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데 손맛이 좋아요. 주류는 원하는 대로, 소주 맥주 막걸리에 동동주 다 고르더라도 맛있는 전은 꼭 잘하는 집에 가서 먹어야지요.
이렇게 말하는 순간, 막 빗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네요. 아~ 엊그제 세차 했는데 마음이 좀 아파요. ^^ 가만 듣고 있는 빗소리 너무 좋은 지금, 도독 도독 떨어지는 빗방울 떠올리면서 맛있는 전집 대구 동변동 찌짐쟁이 레고 레고.
마치 잔치집을 연상하듯, 다양한 전을 맛보고 싶다면 무난하게 모둠전으로 주문하세요. 우리가 방문할 때마다 애정 하는 것이 역시 그것이랍니다. 좋아하는 전이 각각 다르다 보니 푸짐하게 한 접시 담아 놓고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요.
동변동 찌짐쟁이 간판이 노란색으로 반짝반짝.
서변동에서 동화천로를 가로지르는 동변교를 넘어와 직진만 조금 하면 바로 식당이 오른쪽에 있어요. 찾기는 쉽지 않으나 동서변동이 그렇듯 늘 주차 전쟁이죠. 강변 공간이나 좀 늦은 시간엔 노변주차들 하는 것 같아요.
나름 일상 주당 지니가 찌짐쟁이 식당을 처음 찾은 것이 아마도 5년 전쯤이었던 것 같아요. 간판에 색색이 조명도 없었던 때였는데 지금은 변화된 모습으로 말끔하네요.
비 오는 날 동동주에 파전 생각나게 하는 그런 인테리어와 분위기. 일반 음식점이지만 작은 소품이며 조명등을 보면 마치 주막에 온 기분도 들게 해 줍니다.
또 한 쪽 돌아보면 나를 반성하게 하는 글.
입을 다스리는 글도 있네요. 좋은 글도 많이 전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함께 읽어보고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좋은 글 담아 봅니다.
찌짐쟁이 메뉴 정말 다양하죠.
이 많은 음식을 다 뚝딱 혼자서 해내는 게 바로 동변동맛집 찌짐쟁이 사장님이라니까요. 꽤 많은 음식 먹어봤지만 찌짐쟁이 왔으니 기본 찌짐을 먹어줘야겠죠??
여기서 잠깐!!
식당 이름도 찌짐쟁이에 '찌짐'이 뭐야??? 하는 분들 분명히 계실 것 같아요. 강한 발음이 특징인 경상도의 방언이니 당연한 말일 수 있죠. 그래서 한 번 짚고 넘어가요. 결로부터 말하면 찌짐 = 전으로 해석을 하면 오늘 이야기는 잘 해석이 될 것 같아요.
찌짐은 표준말 지짐이의 방언인데요, 지짐이는
1. 국보다 국물을 적게 잡아 짭잘하게 끓인 음식
2. 기름에 지진 음식물을 통틀이 이르는 말,
이라고 정의하고 있답니다.
1번 적은 국물에 끓인 것은 차라리 조림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고요, 2번이 우리가 비올 때 찾는 부침개, 전의 의미를 갖고 있는 거예요. 지짐이가 센 발음을 만나 찌짐이 된 것이고 바로 그 찌짐을 잘하는 게 바로 동변동 찌짐쟁이. ㅎㅎ
기본 차림은 간단해요. 막걸리 한 병 딱 시킨다면 다른 안주 필요도 업을 것 같은 간이 밴 단무지와 오그락지. 무말랭이를 오그락지라고 하는데요 이 또한 경상도 쪽에서는 곤짠지라고도 쓴답니다. 곤지라는 말이 경상도 말이 되면서 곤짠지. 짠지는 김치를 이르는 사투리예요.
어째 오늘 찌짐 이야기하다가 경상도 사투리 많이 등장하게 되네요. ^^
튀김 과자도 바싹하게 관리 잘 되어서 손이 자꾸만 갑니다. 이런 과자는 안 먹어도 되고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을 텐데 앞에 있으면 자꾸만 슬쩍 손이 간다니까요.
우리가 주문했던 모둠전. 다양한 전을 만날 수 있는데요 모둠전에 들어가는 게 어떤 전이 포함되는지 따로 적어두었더라고요. 이런거 좋아요, 좋은 정보 제공.
모둠전에는 호박전, 가지전, 동태전, 깻잎전, 고추전, 감자전, 배추전 그리고 동그랑땡 들어갑니다.
물은 셀프고, 모든 메뉴 포장 가능요.
자리 잡고 메인 음식 기다리고 있자니 어떤 여성 손님 들어와서 찌짐 포장을 해서 가더라고요. 밖에서 먹는 음식 걱정이 된다면 포장해 집에서들 먹는 거 괜찮은 것 같아요. 집에서 막걸리 먹을 땐 예쁜 와인 글라스 이용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유 경험자)
드디어 등장한 메인 음식 모둠전입니다.
일반 접시 아닌 공기 통할 수 있는 작은 광주리에 기름종이 깔고 정성스레 담아낸 모습이네요. 가운데는 강장 종지. 금방 부쳐내서 따끈한데 고시한 냄새가 미각을 자극합니다. 전 부친 정도가 하나같이 예쁜 갈색 나도록 잘 만들었어요.
보기 좋은 전이 먹기도 좋죠.
실제로 전은 맛을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데요, 연갈색으로 잘 부쳐냈더라도 간이 안 맞거나 밀가루 냄새 나는 경우도 있죠. 동변동맛집이라고 손꼽는 이유가 대표 메뉴 전은 아주 확실하다는 거. (물론 다른 메뉴도 먹어보니 괜찮아요:)
간이 아주 잘 맞고 밀가루 냄새 등으로 불편한 적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누가 비온다고 동동주에 파전 하나 묵자 이야기하면 동변동 찌짐쟁이 가장 먼저 생각나더라고요.
전 고구마, 깻잎 배추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어요. 고추도 하나. 제가 안 좋아하는 가지전은 다른 친구가 좋다며 잘 먹습니다. 이게 바로 모둠전을 시켜 먹는 매력이자 나눔의 미학이죠. ^^
전을 찍어 먹는 간장도 정성스레 만들어 냈어요. 양파에 청양고추 간장에 썰어 넣고 고춧가루 찹찹. 전도 맛있는데 이런 기본적인 정성이 챙겨지니까 우리가 찌짐쟁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응대하시는 사장님도 친절하시답니다.
갈무리하는 지금은 빗소리가 싹 잦아들었네요. 잠깐 왔다가는 사랑방 손님처럼 오늘의 봄비도 금방 그치련가 싶어요. 이 지역 봄꽃은 떨어지고 이제 슬슬 초록의 봄을 맞이할 때가 오는 것 같아요.
봄꽃 보내드리니 잘 받으셔요.
비 와서 몸, 마음 쳐질 수 있겠지만 그러지 말고 파이팅해 보자고요. 맛있는 음식 생각하면서. 맛있게 잘하는 대구 동변동 맛집 전집 찌짐쟁이, 식당 이름도 귀염귀염. 비 오는 날 생각나는 바로 그 맛입니다.
찌짐쟁이
대구 북구 동변로 103 1층
053-954-3377
영업시간 16:00~01:00
전 메뉴 포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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