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매운맛? 불마왕볶음면 나도 먹어보고서
일요일은 나도 요리사.
집에서 만들어 먹는 빨갛고 까만 면요리는 언제라도 즐거운 주말 집밥에 큰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자장 소스가 스며드는 일요일 주방장의 전용 요리가 아닌 빨간 매운맛이 최고라 악마의 매운맛이라고까지 불리는 불마왕볶음면을 이번 주말엔 선택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매운 거 좋아하지만 아직은 접하지 못했던 볶음면 불마왕.
우연히 측근에게 한 봉지 선물을 받았지 뭐예요. 나의 취향을 딱 알아챈 고마운 선물이라 받은 다음날 당장 그 맛을 확인하고야 말았습니다. 매운맛 좀 즐기는 분들이라면 불마왕볶음면 나도 먹어보고서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미 봉지부터 악마.
볶음면 불마왕의 글씨가 적힌 현판을 들고 있는 이미지는 영락없는 악마. '너는 악마를 선택했다'라고 이야기라도 하는 것 같아요. 빨간색 포장지 또한 이미 매운맛이라는 어필을 확실하게 하고 있는 느낌.
머리에 뿔이 난 악마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라는 캐롤라이나 리퍼와 생김새가 꼭 닮았네요.
일반 봉지 라면보다 사이즈가 좀 작은 느낌이 있는 불마왕볶음면.
캐롤라이나 리퍼가 청양고추의 약 150배나 된다는 문구가 있는데 고추의 매운맛보다 훨씬 더하다는 내용인지. 그걸 바로 확인해보기로 했어요.
일단 빨리 조리를 할 수 있는 양은 냄비에 물을 올려두고
좀 더 뜯어보기로 합니다.
뿔이 달린 악마의 매운맛.
캐롤라이나 리퍼 역시 매운 고추 종류인데요, 캐롤라이나 리퍼 하나가 청양고추 약 150개와 맞먹는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다면 이거 먹고 사람이 죽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더라고요.
불마왕 볶음면 한 봉지는 135g에 544kcal.
봉지도 작고, 슬쩍 만져보니 면의 크기도 작다 생각이 들었는데 평소 제가 즐겨먹는 오뚜기 열라면과 용량과 열량을 비교해보니 큰 차이는 없었어요.
열라면 120g에 515kcal.
열량은 불마왕 볶음면이 더 우세!
라면 봉지에도 적혀있지만 매운맛 비교를 할 때 사용하는 SHU는 스코빌 척도(Scoville scale)인데요 고추의 매운 정도를 나타내어 줍니다.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스코빌 매움 단위로 계량화하여 나타낸 수치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스코빌 지수가 가장 높은 고추에 속하는 것이 역시 캐롤라이나 리퍼가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매운 볶음면이라는 걸 우선 감안하고 조리방법을 숙지한 후 볶음면 완성을 향해 달려갔어요.
불마왕 볶음면 내용물은 면과 액상 스프 그리고 건더기스프.
라면 사이즈를 봐도 내가 알던 흔한 라면의 정사각형 면과 달리 누군가 조금은 떼어먹은 듯한 사이즈로 보여요. 하나로 내 배를 채우기엔 힘들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까지 해보면서.
면은 흔하게 보는 유탕면인데 그냥 먹어도 고소하더라고요.
근데 면에 이게 뭐야??
면에 소스라도 쏟아졌는지 면 군데군데 물들어있는 모습이더라고요. 덕분에 면을 좀 자세히 살펴보게 됐는데 제조 과정에서 묻은 것 같고 다른 문제는 없어 그냥 넘어감.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거였으면 누군가 알려주세요 ㅋㅋ
악마의 매운맛을 품은 주인공 격인 액상 스프. 비닐 담겨 있는 액상 스프는 보기만 해도 검붉은 색이 아주 강렬한 느낌을 전해주네요.
그리고 건더기스프.
조리 방법에 따르면 면을 다 익히고 물도 버린 후에 뿌려먹는 -김 가루 등의- 건더기 스프인데 그걸 어느새 망각하고 평소 먹는 여느 라면의 건더기 스프라 생각해버린 모양입니다.
곧, 제가 일을 하나 치거든요.
팔팔 끓는 물에 라면을 투하!
암만 봐도 라면 사이즈가 작아 보여.
어라 이게 뭐야!!!
면을 넣고 습관적으로 건더기 스프를 바로 넣어버리는 사고를 쳐버림.!
내 정신은 도대체 어디로? 안드로 메다로?
하하하하 혼자 웃고 난리가 났네요.
작은 사고였지만 불마왕 볶음면을 만들어 먹는 데는 문제가 없어요.
물을 따라 버려야 하기 때문에 맛있는 건더기스프의 로스가 좀 생기긴 하겠지만, 크게 문제 될 건 없었어요.
꼬들한 것보다는 잘 익은 라면을 좋아하는 저.
면이 익고 물을 어느 정도 버렸지만 조금은 낙낙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두고 매운맛 액상 스프를 넣습니다.
(물을 버리고, 남기는 정도는 취향대로 하면 좋을 듯)
불을 끄고 액상 스프를 섞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스프를 넣고 나서도 약불을 계속 켜 두었어요. 소스가 면에 스며들면서 불맛을 더하면 더 맛있는 볶음면이 만들어지니까.
소스를 넣은 후
자작한 국물에서 좀 더 볶볶 볶아 냅니다.
물을 조금 더 남기긴 했지만 소스 색깔 자체가 그리 붉은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끓이면서 이미 콧구멍 속으로 스며드는 매운맛은 역시 강력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세요.
따로 담아 본 간편 요리.
악마의 매운맛을 선보이는 불마왕 볶음면 완성.
코로 맛본 맛은 이미 매운맛 제대로지만 청양고추의 150배나 되는 정도로 '죽을 정도의' 강한 매운맛은 아닌 듯. 하지만 그만의 강력한 매운맛이 혀를 강타합니다. 한 입 두 입 정도 먹고 나면 혓바닥에서 신호를 보내오네요. 그래도 입술이나 혀가 아프기만 한 소위 '기분 나쁜' 매운맛은 아니라 좋았어요.
절반 이상 먹고 나면 코와 이마에 땀이 살짝 올라옵니다. 호호 불기도 하는 나를 보게 되지요. 매운 악마의 향기가 위장까지 전해지면 살짝 따끔하구나 하는 느낌도 들어요.
저는 매운맛을 즐기는 편이고 자주 먹기도 하면서 보통 수준 이상의 매운맛 정도는 소화를 잘하는 편인데 그런 제게도 조금 맵다 싶을 정도의 느낌이었고 그 매운맛의 성질도 괜찮아서 이거 재구매해야겠다 결론까지 냈답니다.
매운맛도 매운맛이지만 양도 좀 있는 편이라 불마왕 볶음면 하나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도 살짝 들어요. 아마도 성인 남성에게는 두 개 정도는 먹어야 볶음면 좀 먹었다 생각이 들 수 있을 것도 같아요.
기분 안 좋을 때 유독 당기는 매운맛.
볶음면으로 간편하게 즐기는 불마왕 볶음면의 먹어보고서.
저는 80% 이상 만족 탕탕탕!
이제 구매하러 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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